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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기술이 초기 VR시장 주도할 것”국내 최고 VR영상 전문가 VIT 전우열 감독 인터뷰
안일범 | 승인 2015.06.11 12:19

전 세계적인 가상현실(이하 VR) 열풍에 힘입어 관련 콘텐츠를 제작하고자 하는 기업들이 급격히 늘고 있다. 게임은 물론, 유틸리티, 영상 업계까지도 일제히 VR산업에 뛰어들면서 본격적인 콘텐츠 생산에 돌입했다. 소규모 스타트업들이 주를 이루던 시장에서 이제 굴지의 기업들이 뛰어들면서 관련 콘텐츠를 생산해 내기 시작한다.
문제는 이 분야에 전문가가 그리 많지 않다는 점. 때문에 소수 전문가들이 이 분야에서 활약하면서 시장을 만들어 나가고 있다.

국내에서도 역시 ‘VR 바닥’을 주름잡는 인물들이 있다. 영상 분야에서는 바로 이 사람, 전우열 감독이 가장 알려진 인물이다.


전우열 감독은 원래 3D영상 분야에서 활약하던 인물로, 지난해 말 기어VR용 영화인 ‘타임패러독스’를 공개하면서 VR영상 제작자로 이름을 알렸다. 2분 30초 분량의 이 영화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한 살인사건을 재구성하는 내용으로 짜여져 있다. 다분히 실험적인 영상과 기존 영상 촬영 방식과는 다른 형태로 영화가 구성돼 전문가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은 타이틀이다.


VR영상 촬영은 완전히 새로운 분야


전우열 감독은 VR영상은 기존 영상 촬영과는 다분히 다른 구도로 흘러간다고 말한다. 상대적으로 카메라를 다루는 기술이나 씬을 촬영하기 위한 기법들을 고민해야 하는 기존 촬영과 달리 촬영 기법 보다는 이를 편집하는 기술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전우열 감독은 “VR영상은 공간을 표현하는 작업이다. 사람이 볼 수 있는 각도는 한정돼 있고 사건이 일어나는 공간도 한정돼 있다. 때문에 시청자들이 ‘어떤 장면’을 중점적으로 볼지 예상키 어려우며 준비하기도 어렵다”고 설명한다.


이로 인해 기존 방식대로 영화를 촬영하면 시청자들이 2~3회 이상 돌려 봐도 내용을 이해하기 어렵고, 특정 장면은 아예 놓치는 상황도 비일비재할 것이다.

때문에 그는 ‘시간의 흐름’이라는 개념을 도입해 사건의 진행에 따라 장면을 볼 수 있도록 하는 편집기술을 채용했다. 영화 제목이 타임패러독스인 이유도 그 때문이다. 영화 내내 관객들은 ‘살인자의 정체’에 대해 질문하게 된다.


관객들의 시선에 따라 보여지는 장면도, 시간의 흐름도 다르다. 때문에 살인자의 이유도, 동기도, 범행 타이밍도, 살인자의 정체도 다르게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점이 흥미롭다. 가장 중요한 역설은 마지막 장면에서 나온다. 직접 확인하기를 추천한다.


VR영상분야는 폭풍전야


‘타임패러독스’를 제작한 경험을 바탕으로 그는 VR분야에 관심이 있는 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강연을 하고 있다. 매 번 강연 때 마다 문전성시를 이룬다. 주제는 VR영상 촬영이다.


워낙 새로운 분야인 만큼 사람들의 관심도 높은 편. 향후 더 많은 사람들이 이 시장에 도전할 것이라고 그는 예상한다. 몇 개월내에 수십개가 넘는 기업들이 설립될 것이라는 게 그의 예상이다.


전우열 감독은 “게임과 같은 콘텐츠는 수개월에서 수년 동안 작업을 해야 하지만 영상 분야는 그 보다는 훨씬 짧은 기간 내에 제작 가능한 장점이 있다. 때문에 초기 VR시장을 주도하는 것은 VR영상일 것이고, 상대적으로 쉽게 접근할 수 있기 때문에 많은 기업들이 등장할 것”이라고 그는 전망했다.


현실적으로 현재 약 1천만원 선에 형성돼 있는 VR영상 촬영 장비를 구매하는 것만으로도 VR영상 촬영 회사라고 이야기할 수 있는 상황이다. 때문에 이 기기들을 구매하는 회사들이 늘어나면서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전망된다.


노하우와 끈기 있어야 진입 가능


그러나 그는 VR영상 촬영이 그리 쉽지 않은 작업이라고 말한다. 다분히 노하우가 쌓여야 하는 작업이며, 꼼꼼한 편집 기술과, 프로그래밍 능력까지 갖추고 있어야 제대로 된 VR영상을 만들 수 있다고 한다.


전우열 감독은 “영상 촬영 단계에서 좌우가 뒤틀어진다거나, 특정 카메라 경계에서는 공간이 비는 부분들이 있는데 이 부분을 스티칭을 통해 보정해야 하는 기술이 가장 중요하다. 스티칭을 아예 하지 않거나 잘못 하게 되면 영상을 보는 시청자들이 아주 쉽게 어색한 부분을 발견할 수 있기 때문에 세심한 기술이 요구된다”고 세심한 편집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여기에 인물들의 동선을 짜는 방법이나, 시청자들의 시야를 예상하는 방법, 카메라의 위치 등 다양한 부분을 고려해서 영상을 제작해야 하기 때문에 다양한 시도를 통해 촬영 가능한 부분과 그렇지 않은 부분들을 파악해서 진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실험과 도전, 장인정신이 요구되는 VR영상 업계


전우열 감독은 VR영상 촬영 기업들이 설립되면서 시장이 확대되는 점에서는 기대하지만 상대적으로 전체적인 퀄리티가 저하될 수도 있다는 점을 우려한다.

특히 별다른 노하우나 실험 없이 무턱대고 시장에 진입해 영상을 찍어내는 기업들이 시장을 무너뜨릴 수도 있다는 점이 가장 큰 고민거리다. 제대로 된 공간감을 표출해내지 못한 작품이나, 테스트 수준의 작품만으로 VR영상을 접한 이들이 ‘VR영상’을 ‘저급한 수준’으로 치부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잘못 제작된 영상들은 특정 지점이 아예 끊어져 보이면서 제대로 된 몰입을 방해하기도 한다. 고개를 돌려 좌우를 볼 때 검은색 기둥이 따라다니는 현상이 바로 그것이다.


전우열 감독은 “영상을 잠깐 동안 보고 있으면 멀미가 난다거나, 특정 지역이 끊겨 보이는 것을 기계(오큘러스 리프트 등) 탓으로 돌리는 회사들이 있다. 사실 이 같은 영상은 제작자가 잘못 제작했기 때문에 나오는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3D영상이 처음 나올 당시만 해도 신세계라 불렸지만 그 이후 무턱대고 3D영상이 난립하면서 제대로된 콘텐츠 대신 ‘만들고 보자’식 콘텐츠를 양산하면서 3D효과에 대해 오해를 낳은 경우도 많다.”며 “가상현실 영상 시대에는 제대로 된 콘텐츠를 만들어 내는 회사가 인정받는 시대가 오기를 간절히 바래본다”고 말했다.


전우열 감독의 작품들을 보면 그야 말로 완벽하다. 공간과 공간을 오가는 사람들의 움직임에서부터 바닥무늬까지 한치도 뒤틀어짐 없는 작업물이 그의 집념을 설명케 한다. 특히 흰색이나 녹색 민무늬 배경 대신, 격자 무늬 배경까지 소화해 내는 그의 작업은 경이롭기까지 하다. 제대로된 VR영상을 만나보고 싶다면, 그의 작품을 테스트 해 보자.


전우열 감독은 현재 4개 작품을 작업하고 있다. 모두 올해 하반기에 공개될 예정이다. 국내 최고의 전문가로서, 아니 세계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VR영상 전문가로서 그의 활약을 기대해 본다.

안일범  nant@khplu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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