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채에 서서 창문 틈으로 협곡을 내려다 본다. 멀리서 더러운 오크들이 물밀듯이 밀려 오는 광경이 두 눈에 포착된다. 이들을 막을 수 있는 것은 오직 한명 뿐. 활 한자루를 들고 차가운 협곡 위에 선다.

'QuiVR(퀴 VR)은 일종의 디펜스 게임이다. 유저는 왼손에 활을 오른손에 화살을 들고 끊임 없이 밀려오는 적들을 막으러 나선다. 화살 갯수에는 크게 제한이 없는데, 등 뒤에 손을 가져간다음 검지손가락에 위치한 버튼(트리거)를 당기면 화살을 집는다.

버튼을 누른 채로 활 중간 부분에 가져가면 화살이 걸리고 당기면 손에 진동이 오면서 활 시위가 팽팽하게 당겨 진다. 그대로 적을 향해 겨냥한 다음 '류요 와가 테키오 쿠라에!'를 외치면서 트리거를 놓아 보자. 시원하게 허공을 가르며 날아가는 활을 볼 수 있다.

너무 심려하지는 말자. 한조 어디 안간다. 실은 사람마다 눈 위치가 다르기 때문에 일어 나는 일이다. 대신 0점을 조절한다 생각하고 몇 번 쏘면서 화살이 어느 방향으로 빗나가는 지를 지켜 보자. 옵션을 열고 게임 플레이 메뉴에서 에임을 조절할 수 있는데, 화살이 왼쪽으로 빗나가면 왼쪽으로, 오른쪽으로 빗나가면 오른쪽으로 맞추고 다시 활을 들어 보자. 몇 번 반복하다 보면 드디어 신공에 빙의해 활을 쏠 수 있게 될 것이다.

열심히 적들을 때려 잡다 보면 이제 돈이 생기는데, 이 돈으로는 장비를 바꿀 수 있다. 글로브 종류에 따라 굳이 활을 풀로 당기지 않아도 멀리 날아가는 활이 있는가 하면, 귀찮은 적들을 한방에 쓸어 담을 수 있는 활도 쉽게 구매할 수 있다.

여기에 한꺼번에 우르르 몰려 오는 적들을 처리하기 위한 스킬도 존재한다. 오른손 콘트롤러 중 둥근 부분(썸패드)를 눌러 보면 오른손이 주먹을 쥐는데, 그 상대로 적을 향해 손을 뻗어 보자. 펑펑 터지는 스킬들이 화면을 가르면서 오크들을 날려 버릴 것이다.

이 스킬들 역시 게임플레이를 하면서 획득해 나가는 요소 중 하나다. 현재 12종 스킬들이 구현돼 있고 지속적으로 추가될 예정이다. 

게임은 단시간동안 집중해서 하기에는 더할나위 없으나, 몇 번 플레이 하다 보면 팔이 아파서 더 이상 플레이 하기 힘든 환경이 오는 것이 단접이다. 워낙 스테이지 호흡이 길기 떄문에 '언제 끝나지?'하는 궁금증이 앞서기도 한다. 대신 플레이 하고 나면 착실히 보상이 쌓여 더 좋은 장비를 얻게 되는 관계로 넋놓고 계속 플레이 하게 되는 경향이 있다. 

플레이를 끝내고 나면 HMD에 땀과 습기가 가득하니 꼭 물수건 등으로 닦도록 하자. 

안일범 기자  nant@khplu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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