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C 바이브를 처음 구매한 유저들이라면 '설치'라는 커다란 장벽을 넘어야 한다. 수십개가 넘어가는 부품을 이리 끼우고 저리끼울 때 부터 설치 난이도가 하늘을 찌르는데, 센서 위치를 정하면서 벽을 뚫는 다거나, 전원을 다섯개씩 꼽아야 한다는 것 쯤은 별 일 아니다. 소프트웨어 설치 이후 골치 아픈 페어링 작업도 마쳤는데 막상 게임을 시작하려니 멘탈이 붕괴되기 직전이다.

멋들어진 콘트롤러를 쥐고 딱 게임을 시작하는데 이건 누르는 버튼만 8개에 터치 패드를 드래그까지 하는데다가, 양손을 교차에서 무슨 기술을 쓰고, 등뒤에 손을 가져가서 칼을 뽑고, 거기에 한발 더 나아가 바닥에서 열쇠를 집고, 뒤에서 상자를 집은 다음에 열쇠를 상자 구멍안에 넣어서 돌리라고 한다. 이 쯤 되면 처음 VR을 접하는 유저들은 VR콘트롤러 따위 바닥에 던져버리고 싶은 욕망에 사로잡힌다.

현실은 비싼 기기들을 바닥에 조심스럽게 내려 놓고 심호흡 한두번 하고 메뉴얼을 찾아서 녹색창을 검색하게 되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스트레스를 좀 적게 받고 VR을 접할 방법은 없을까.

'에볼루션 VR'은 그 훌륭한 대안으로 손꼽히는 게임으로 VR초보자들도 손쉽게 즐길 수 있다. 심지어 무료로 다운로드 받을 수 있기 까지 하다.

게임은 간단한 조작법을 자랑한다. HTC바이브 콘트롤러를 들면 준비가 끝난다. 잠시 뒤 콘트롤러가 지나다니는 위치에 물고기가 한마리 따라오는데, 그 물고기를 움직여서 작은 물고기와 부딪히면 된다. 그러면 물고기가 작은 물고기를 잡아 먹고는 덩치가 커진다. 이렇게 물고기를 크게 키워 나가면서 각 스테이지별로 보스급 몬스터들을 잡아 먹으면 스테이지가 클리어 된다.

게임 이름이 레볼루션인 이유는 게임 내 특수 기능 때문이다. 터치 버튼을 클릭하면 '진화'를 할 수 있는데, 물고기의 지느러미, 눈 등을 덧붙여서 보다 빠르거나, 강력한 물고기로 바꿔 나갈 수 있다. 다양한 물고기를 만들어 보는 재미와, 커다란 물고기를 상대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HTC바이브의 조작법을 익히고 싶은 이들이나, '룸 스케일 트랙킹'을 이해하고 싶어 하는 유저들이라면 지금 다운로드 받아 플레이 해 보자.

안일범 기자  nant@khplu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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