끔찍히 무더운 여름이다. 연일 폭염주의보를 내리는 이 미친 여름을 당신은 무엇으로 이겨 낼 것인가? 더위를 식히고자 멀리 피서라도 가자니 불볕더위에 엄두조차 안 나고, 볼만한 공포영화는 다 찾아 봐서 더 이상 볼 것도 없다면? 기자는 그런 독자들에게 ‘VR 공포물 체험’이라는 이색체험을 권하고자 한다.

‘현실과 같은 리얼리티’를 구현하는 가상현실 기술과 공포물이 만났다니, 시너지가 상상이 가는가? 공포물 마니아인 기자로선 그저 반가울 뿐이다. 집 나가면 고생이다! 시원하게 집에서 즐기자!

VR 입문자도 좋고, 공포 매니아도 좋고, VR 공포게임 입문자도 모두 다 좋다! 눈앞가득 펼쳐지는 광경들은, 그 무엇을 생각하든 상상 이상이다.

크아악! 어둠 속에 숨은 그놈 목소리 'Zombie Audio'

앞이 보이지 않는 주인공 ‘나’는, 좀비로 변해버린 주변으로부터 필사적으로 도망치는데…

 주인공의 내래이션으로 게임이 진행되며 중간 중간 들려오는 좀비의 소리가 좌·우 중 어느 방향에서 나는지를 알아내는 것이 게임의 핵심이다. 좌 우 중 한쪽을 탭하면 그 즉시 총이 발포되는데 틀리는 순간 그 즉시 게임 오버다. 두려움이 가득 담긴 여자성우(주인공 역)의 명연기로 게임의 몰입도는 최강에 이른다. 그 무엇보다 좀비의 사운드가 일품이다. ‘좀아일체’(좀비와 자아가 하나가 되는 경지)에 이른 듯한, 지나치게 겁을 주려고 오버하지 않고 절제된 좀비의 소리로 인해 시종일관 긴장감을 놓을 수가 없다.

장점: 좀비의 리얼한 사운드

단점: 몰입을 방해하는 게임 시작 전 광고. 매번 스테이지 넘어갈 때마다 놀란다.

Tip) 게임 시작 전 반드시 이어폰 좌·우 확인할 것

어디서 좀 노신 분께서 친히… 'The bet'

칠흑같이 어두운 밤 수상쩍은 집에 들어간 당신, 충격적인 것들을 목격하게 되는데…

귀신이 나올 것 같은 집에 무단 침입한 주인공 ‘나’는 손전등만 지니고 집안을 여기저기 들쑤신다. 그리고 굳이 이상한 소리가 나는 곳에 찾아가, 끔찍한 것을 목격하고야 만다. 다만 아이귀신의 얼굴이 어딘가 친숙하다. 아… 이럴 수가. 바이오쇼크의 ‘리틀시스터’를 닮은 듯 하다. 이 정도라면 VR 공포물을 입문하고자 하는 이에게 무난히 권할 수 있을 수위다.

장점: 빠른 게임진행. ‘뭐든 빨리 튀어 나와라’라는 사람에겐 적격

단점: 다소 조악한 그래픽. 또 공포를 조성해야할 사운드가 우리말이 아니라 그런지 강하게 피부에 와 닿지 않는다.

그 후로 말이 없었다 '11:57'

색다르고, ‘제대로 된’ 공포를 체험하고자하는 이에게 강력하게 추천한다. 플레이가 시작된 순간부터 당신에게 딴생각할 여유 따윈 없다. 정신없이 깜빡거리는 하얀 조명은 필사적으로 시선을 돌리고자하는 것을 결코 용납하지 않는다. 서서히 숨통을 조여 오는 존재로 인해 침조차 겨우 삼키고 있는 당신에게, 그 순간 펼쳐지는 충격적인 장면은 올여름 최고의 공포를 선사한다. 사운드 역시 일품이다.

공포게임을 하면서 단 한 번도 무섭다 느끼지 않았건만 이건 좀 무섭다. 어느 정도 자신 있는 사람만 도전하도록 하자.

장점: 늘어질 새도 없이 강한 임팩트를 남긴채 끝나는 게 장점. 사운드도 일품이다. 보고 있는 이로 하여금 숨이 턱턱 막힐 만큼 공포 분위기를 ‘제대로’ 조성한다.

단점: 쉴 새 없이 깜빡이는 화면이 다소 현기증을 유발할 수 있다.

민수정 수습기자  fre@khplu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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