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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R특집III] 국내 최고 VR전문가 3인 “2016년부터 폭발적 성장할 것”- 2020년 125조원까지 성장 가능한 유망사업 … 2016년부터 폭발적 성장, 가능성 주목
안일범 | 승인 2015.07.31 23:01

 

   
 
   
 

지난 2014년 9월 포스트 시즌을 앞두고 야구 열기가 가장 뜨거운 시기였다. 당시 포털에는 각 팀들의 이야기와 선발 투수 이야기, 역대급 성적을 기록한 선수들 이야기로 뜨겁게 달아 올랐다. 우승팀이 삼성이 될 것이라는 이야기, LG의 포스트 시즌 진출 등 숱한 화제를 뿌리며 흥행에 성공하기도 했다. 650만 관중이 들고 류현진 선수가 해외에서 엄청난 성과를 거두는 등 연일 야구 이야기로 들끓는 시기였다.
그런데 이 때 새로운 화제가 등장한다. ‘기어VR’이라 불리는 이 물건은 순식간에 포털을 점령해 버리며 ‘야구’인기를 초월해 버린다. 네이버 트렌드 차트에 따르면 두 검색어간의 비중은 56:50 이름마저도 생소한 이 기기가 ‘야구’를 물리쳐 버린 셈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완전히 새로운 경험을 줄 수 있는 기기가 탄생했기 때문이다. 세계적으로도 물량이 없어 구매가 쉽지 않았고, 제품을 구매하기 위해서는 줄을 서야 할 만큼 그 인기는 하늘을 치솟는다. 가상현실 시장이 본격적으로 대중 앞에 드러나는 시기였다.
10개월이 지난 지금, 가상현실 시장은 여전히 가능성이 높은 시장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근시일 내에 폭발할 것이라는 전망도 수시로 나온다. 이에 반해 아직 ‘대세’가 되기에는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여전히 ‘뜬 구름 잡는’이야기라는 말이다. 그렇다면 현재 시점에서 가상현실 시장은 어떤 평가를 받고 있을까. 또 과연 ‘폭발할 수 있는’시장일까. 국내 최고의 VR전문가 3인에게 가상현실 시장의 현재와 전망을 들어봤다.

국내에서도 가상현실 분야를 집중적으로 연구하고 진출하고자 하는 이들이 있다. 그 중에서도 유독 빠르게 시장에 접근해 관련 지식을 쌓아올리고, 이미 제품을 알리거나, 아예 특허까지 출원한 이들도 있다. 시장의 가능성을 벌써부터 보고 한발 앞서 가상현실에 도전하는 것이다. 그 중에서도 지난 2013년 오큘러스 코리아를 설립하고 두 발로 직접 사람들을 찾아다니며 가상현실 기기 알리미 역할을 톡톡히 한 서동일 현 VR스페셜리스트 대표와 세계적으로 퀄리티를 인정 받은 기어VR용 게임 ‘모탈블리츠’를 개발한 스코넥엔터테인먼트 최정환 본부장, 지난 2005년부터 ‘혼합현실’분야에 연구를 진행하면서 세계적인 권위자 반열에 올라선 카이스트 우운택 교수는 시장에서 명망을 얻고 있으며 차세대 가상현실을 열어갈 인물들로 잘 알려져 있다. 국내 최고 전문가로 알려진 이들에게 가상현실을 주제로 화두를 던졌다.

 

   
 

국내 가상현실 시장은 ‘걸음마 단계’
마이크로소프트, 소니, 구글 등 글로벌 공룡기업들이 시장에 뛰어들어서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고 있는 세계 시장에 발맞춰 국내에서도 삼성, SK텔레콤 등 대기업들이 분야에 뛰어들면서 시장을 달군다. 아직 본격적인 서비스가 진행되지 않은 탓일까. 유저들의 반응은 그리 뜨겁지 않은 듯하다. 전문가들은 국내에서 판매된 가상현실 기기들이 약 10만대 수준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실적으로 개발자 키트에 준하는 스타트업 제품들이 10만대 팔리는 것은 경이로운 수치라는 말도 나온다.
스코넥엔터테인먼트 최정환 본부장(이하 최 본부장)은 VR시장에서 국내 규모는 해외의 10분의 1정도라고 지목했다. 그는 자사가 개발하고 있는 ‘모탈블리츠’의 기어VR 스토어 다운로드 수만 놓고 보면 이를 확인할 수 있다고 말한다. 해외에서는 지난 2012년부터 기기 프로토타입이 공유돼 한발 빠르게 돌아가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국내 시장의 분위기는 나쁘지 않은 편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기어 VR이 정식으로 출시된 2014년 12월이 국내에서는 ‘소비자용’ 가상현실의 시작이라고 보는 것이 현명하다고 설명한다.
카이스트 우운택 교수(이하 우 교수)는 국내 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규모도 기대에 비해 아직은 미미한 수준이라고 말한다. 영국의 투자은행 디지캐피털을 비롯 유수의 시장 조사 기관들이 2020년 약 1,500억달러(175조원)로 급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은 점을 감안하면 지금 상황에서는 ‘기대 이하’라고 보여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또, CPND(콘텐츠, 플랫폼, 네트워크, 디바이스) 관점에서 본다면 국내 R&D는 네트워크와 디바이스에 집중돼 있기 때문에 시장의 초기 단계라고 보는 것이 맞다는 견해다.
서동일 VR스페셜리스트는 한국 기업과 해외 기업의 대응 태도가 다르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지적한다. 해외에서는 분야를 대표하는 대기업들이 발벗고 나서서 경쟁하지만 국내 기업들은 시장이 만들어진 다음에 뛰어 들어도 무방하다고 판단하는 눈치 경쟁 때문에 시장이 늦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시장 초기에 형성되는 리스크를 ‘다른 누군가’가 해결해주기를 기다린 다음 후발주자로 진입해도 충분히 ‘돈’을 벌 수 있는 시장이라고 판단하기 때문에 (해외에 비해) 늦어지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플랫폼 전쟁 발발, 콘텐츠 확보가 승부수
전문가 세사람은 입을 모아 ‘초기’단계만 보고 전체를 판단하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말한다. 반대로 말하면 또 ‘가능성’만 놓고 보고 판단하기에도 이른 것이 사실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 ‘가능성’이 ‘현실’이 되기 위한 조짐들이 보인다고 말한다. 특히 ‘콘텐츠 플랫폼’이 서서히 대두하고 있고 이에 콘텐츠를 공급하는 글로벌 서드파티들이 서서히 시장에 뛰어 들고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말한다.
서동일 스페셜리스트는 “동시접속자가 800만을 넘어선 스팀(스팀VR), 전 세계 2천4백만대가 넘게 팔린 PS4(모피어스),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앱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구글이 분야에 뛰어들면서 파급력있는 콘텐츠 플랫폼을 만들어 나가고 있다”고 지목했다. 때문에 각 콘텐츠 개발사들이 이들과 제휴하게 되면 순식간에 콘텐츠가 유통되기 시작하면서 시장이 급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와 함께 오큘러스 리프트가 본격적으로 플랫폼을 가동하기 시작하면 네 업체들이 치열하게 경쟁을 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 본부장은 콘솔 시장과 모바일 시장, PC시장에 걸쳐 각 플랫폼들이 운영되고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 본부장은 “소니의 프로젝트 모피어스가 안정적인 플랫폼에 유통 경로도 확실하고 단일 기기에 개발 노하우까지 있으니 초기 시장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게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운영체제를 개발한 노하우를 갖고 있는 구글이 VR용 OS를 제작할 가능성이 높으며, 가상현실 상에서 세컨드라이프 형태의 콘텐츠를 제공할 수 있는 페이스북이 변수로 떠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우 교수는 “가상현실과 증강현실 모두 아직 대세가 될 만한 플랫폼은 나오지 않았다”고 현황에 대해 못박으며 “고립된 독립 플랫폼만으로 생각하면 시장 점유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타 하드웨어와 상호 호환성을 가지고, SNS와 연동을 해야하며, 직관적이고 자연스러운 인터페이스를 가진 플랫폼이 등장해야 성공적으로 시장을 견인해 나갈 것”이라고 진단했다.
 
2016년부터 시장 커질 것
서서히 환경이 마련되는 최근 시점에서 세 전문가는 오는 2016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장이 형성되기 시작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는다. 각 대형 IT회사들이 HMD를 비롯 하드웨어들을 발매하고 플랫폼이 본격적으로 형성되는 시기가 2016년이라는 것이다.
우 교수는 초기 증강현실과 가상현실 시장은 기존 산업에서부터 출발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그는 “특화된 시장(군사, 의료, 교육 등)은 당장 2016년부터 시작되면서 가치를 입증할 것이나 일반인들이 활용할 수 있는 콘텐츠가 쌓이기 위해서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며 “오는 2018년 정도부터 본격적으로 콘텐츠가 공급되기 시작해 2020년에 들어서야 비로소 시장이 서서히 안정세에 접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그는 가상현실 시장을 일반적인 산업 규모로 보기에는 무리수가 있다고 보며 2020년 125조원 규모로 성장하기 시작한 시점에서 정보통신 분야의 주요 회사들이 달려들기 시작하면서 비로소 산업 생태계가 활성화되고 유지될 것이라고 내다 봤다.
최 본부장은 “가상현실 시장이 2016년부터 시작된다는 점에 대해서는 두말할 필요가 없을 것”이라며 “애플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 ‘가치’를 중점적으로 삼고 이를 적극적으로 어필하면서 유저들의 사랑을 받는 기업들이 나오기 시작하는 시점에서 제대로된 시장이 구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동일 스페셜리스트는 “가상현실 분야는 아직 ‘기술 개발이 끝난’상태가 아니기 때문에 현재 상태로 미래를 예측하는 것은 어렵다”고 말한다. 그는 “오큘러스의 경우를 예로 들어 보면 우리가 사용하는 선글라스 형태가 돼야 가상현실 기기가 대중화할 수 있는 조건에 부합할 것이라는 전망을 하기도 한다”며 “가상현실 콘텐츠가 기존 콘텐츠와는 분명히 다른 경험을 제공하는 만큼 분야가 유망하다는 것에 대해서는 의심할 여지가 없다”고 강조했다.
하늘을 날고 싶었던 이들이 하늘을 날았고, 손에 전화기를 쥐고 싶었던 이들이 실제로 이를 만들었다. 이제 가상현실 속에서 살고 싶은 이들이 가상현실을 만들어 내고 있다. 가상현실 시장은 인류의 워너비 아이템이다. 단지 ‘시간’의 문제일 뿐 언젠가는 다가올 시장이라는 점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많은 이들이 이 시장에 주목하고 있는 이유도 그 때문이 아닐까.
각각 하드웨어 제작사의 대표로, 소프트웨어 개발사의 대표로, 학계의 대표로 참가한 세 전문가들은 관점의 차이가 있을 뿐 서로가 비슷한 미래를 꿈꾸도 있었다. 인류의 희망을 향해 나아가는 세사람의 열정이 뜨겁게 느껴졌다.
 

안일범  nant@khplu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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